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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山:門 2026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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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산조는 오늘도 현재진행형
서울돈화문국악당 <2026 산조대전>
장수홍


아름다운 한옥 극장, 서울돈화문국악당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의 끝자락이자, 창덕궁을 마주한 국악로의 시작점에 단아하게 한옥으로 지어진 국악전문 공연장이 있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자연음향으로 우리음악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우리 악기 본연의 소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2026 산조대전>이 오는 4월 2일~19일 서울돈화문국악당에서 3주간 개최된다. 2021년 시작한 산조대전은 공력이 깃든 명인의 산조부터 차세대 산조 연주가를 만날 수 있는 무대로 국립국악원의 ‘토요상설 명품공연’, 국립창극단의 ‘완창판소리’와 더불어 빠르게 서울돈화문국악당을 대표하는 레퍼토리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는 확장이라는 주제로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

 

2026 산조대전 : 관계의 확장

산조대전은 매년 주제를 가지고 산조의 깊이와 미학을 집중 조명 해 왔다. 넓이, 깊이, 성음, 지킴과 변화, 산조의 확장성 등 주제에 따라 허튼가락이라고 하는 산조 정신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온전히 산조에 취해 몰입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는 자리로 인식되어 왔다.

 

<2026 산조대전>의 예술감독은 평소 산조대전과 인연이 깊은 대금연주가 김상연(전남대학교 교수)이 맡았다. 김상연 예술감독은 “2026년 산조대전의 주제는 확장입니다. 명인들의 오래된 가락과 성음들을 무대에서 펼쳐내고, 20대의 젊은 연주자들이 명인들의 공력이 깃든 산조 가락을 자신들의 음악으로 다시 재해석해서 연주하는 명인 오마주 무대가 펼쳐집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산조 무대에 참여하여 시민예술로 확장성 있게 나아가는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번 산조대전의 주제, 확장은 김상연 예술감독의 평소 화두이기도 하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 전통과 창작의 관계, 연주자와 관객의 관계 등 관계의 확장으로 산조를 만날 수 있는 ‘명인전’, ‘명인오마주’, ‘본 공연’, ‘시민 산조’, ‘신(新)산조병주-일합일리(一合一離)‘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산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함께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산조는 전통음악을 대표하는 기악독주곡으로 연주자와 반주자 두 사람이 장구나, 북과 함께 느린 장단으로 시작해서 빠른 장단으로 이어가며 장단에 맞춰 연주한다. 산조는 연주자의 예술 기량과 예술세계를 가늠하는 하나의 지표가 되고 있다. 그만큼 전통음악에서 산조의 지위는 하나의 장르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산조는 시대의 음악이자, 예술가의 음악이다. 연주자들은 예술적 탐미와 예술 표현을 위해 악기를 개량하고 산조가야금을 만들었다. 가야금의 진화는 새로운 악기 주법을 개발하고,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며 자기만의 예술세계를 가능하게 했다. 산조는 빠르게 거문고-대금-아쟁-해금-피리로 확장되어 전승-계승되고 있다. 최근에는 철현금과 퉁소 산조가 등장하였고 또한 작년 산조대전에서는 생황과 훈 산조가 초연되었다. 산조대전은 산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장이 되고 있다.

전통음악인 산조가 고착화 되지 않고, 동시대성을 가져갈 수 있는 건 연주가들이 산조를 이어가는 마음과 정신이 아닐까. 김상연 예술감독은 “오랫동안 원형에 대한 답습이 이루어진 다음에 음악적인 지적 호기심들이 악기로 발현되고, 반복의 과정을 거쳐 자기 산조가 됩니다. 산조를 새롭게 만드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전통을 하는 거예요. 저희 스승이신 서용석 선생님의 산조 정신이기도 합니다. (산조대전 인터뷰 중)” 이미 2021년 산조대전에서 김상연류 대금산조를 발표한 바 있는 그가 말하는 산조 정신이다. ​

 

명인전과 명인오마주 

<2026 산조대전>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담은 프로그램 ‘명인전’과 ‘명인오마주’로 시작한다. ‘명인전’에서는 대금뿐 아니라 모든 관악기의 귀재이자 이생강류 대금산조를 만든 이생강 명인과 민속음악의 맥을 이어온 가야금연주자 지순자 명인의 오래된 가락과 성음을 즐길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산조와 함께 한평생을 살아온 명인들을 통해 전통의 깊이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그리고 작고 명인들의 삶을 회고하는 ‘명인오마주(대금편)’에서는 산조의 유파를 창조한 역대 명인들의 예술세계를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한다. 20대의 젊은 연주가들이 명인들의 공력이 깃든 산조 가락을 자신들의 음악으로 재해석해서 연주하는데, 대금산조를 만든 박종기, 김동진, 서용석, 한주환 명인의 산조를 단순한 재현을 넘어 해석으로, 계승을 넘어 확장으로 산조의 흐름을 이해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연결의 자리가 될 것이다. 


 

본공연 v 新 산조병주

<2026 산조대전> ‘본공연’에는 17명의 연주자가 무대에 오른다. 어떤 이는 스승의 음악에 더 집중하고 있고, 어떤 이는 자기 내면의 소리에 더 집중하고 있다. 흔히 산조를 인생에 비유하곤 하는데 인생이 한 사람이 살아온 시간의 축적이자 희노애락의 경험이 겹겹이 쌓여 완성된 것처럼 산조 역시 연주자의 전(全) 인생 속에서 성장하고, 깊어 간다. 

 

이처럼 인생을 품은 산조는 연주자의 해석력에 따라 변화무쌍하기에 17명의 연주가들이 풀어낼 산조가 기다려진다. 연주자의 공력과 성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2026 산조대전>에서 관객들은 연주자의 숨결, 악기의 농현과 시김새, 장단 사이에서 펼쳐지는 즉흥의 미학을 온전히 즐기며 긴장과 이완 속에서 몰입의 경지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 산조대전에서는 산조의 또 다른 확장성을 모색하며 ‘新산조병주’를 구성했다. 산조는 독주곡이지만. 옛 명인들은 종종 함께 모여 산조를 연주한 예가 있다. 올해 ‘新산조병주’에서는 안기옥 산조 가락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거문고·가야금 병주 현화(絃和)와 대풍류와 산조를 정비한 지영희, 박범훈 명인의 음악을 기반으로 경기시나위 음악의 경쾌함을 즐길 수 있는 대금·해금·피리 병주, 마지막으로 서용석 명인의 음악 세계를 대금과 아쟁으로 재구성한 대금·아쟁 산조 병주를 통해 허튼가락의 진수를 전해줄 것이다. 지음지기, 연주가들의 교감과 호흡, 앙상블을 통해 산조 병주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시민산조, 향유를 넘어 주체적 참여자로 

전문예술가의 음악으로 인식되고 있는 산조, 고품격 공연을 지향해 온 산조대전에서 ‘시민산조’를 만날 수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김상연 예술감독은 “일반인 강좌가 늘어나면서 전통음악을 다양한 방식으로 항유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음악은 접근하기 어려운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계승하고 이어가고 있는 산조, 전통음악을 보다 많은 분들과 교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산조가 주체적인 시민예술로 발전한다면 산조를 비롯해 무형유산을 즐기는 향유자도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2026년 서울돈화문국악당 산조대전에서 시작하는 ‘시민산조’가 첫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산조대전이 보여준 티켓 파워가 전통음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이지만, 여전히 산조를 비롯한 전통음악은 낯설고 어려운 음악으로 인식되고 있다. 향유자의 주체적인 문화 참여는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리라 기대한다. 무엇보다 피아노가 모두의 악기로 인식되듯, 전통악기가 모두의 악기로 인식되고 향유된다면 산조, 전통음악의 멋진 흥과 정수를 함께 즐길 수 있지 않을까. <2026 산조대전>에서 펼쳐진 ‘시민산조’가 기대되는 이유다. 

 

3주간 펼쳐지는 <2026 산조대전>, 어떤 공연을 봐야 할지 고민 중인 분들을 위해  

 산조의 공력이 깃든 울림과 거장의 삶이 궁금하다면 ‘명인전’을, 예비 명인들의 원형에 대한 탐구와 스승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궁금하다면 ‘명인오마주’를, 산조 본연의 매력과 예술가의 인생을 마주하고 싶다면 ‘본공연’을, 그리고 탐구와 시도로 명인들의 음악세계를 재해석한 새로운 산조가 궁금하다면 ‘新산조병주’를, 마지막으로 산조가 좋아 산조를 시작한 향유자들의 울림이 궁금하다면 ‘시민산조’ 를 추천한다. 모든 공연은 산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평론가와 연주가들의 해설이 더해져 깊고, 넓고, 친근하게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서울은 2025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여행지 10위권의 도시로 선정됐다. 외국인들이 경복궁이나 북촌한옥마을, 국립중앙박물관 등에서 한국의 고유한 전통의 아름다움과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북촌의 끝자락에 아름다운 공간인 돈화문국악당에서 펼쳐지는 한국문화의 체험장으로 서울돈화문국악당의 <2026 산조대전>도 하나의 장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026 산조대전

  • ​일시 : 2026. 04. 02 ~ 04. 19 (목·금·토·일)  / 평일 19:30, 주말 16:00
  • 장소 : 서울돈화문국악당
  • 문의 : 02.3210.7001

 

장수홍
국악방송 라디오 피디로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며, 변화하는 음악과 공연예술 현장에서 벌어지는 시도와 실천에 관심을 갖고 방송과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수홍
국악방송 라디오 피디로 보고, 듣는 것을 좋아하며, 변화하는 음악과 공연예술 현장에서 벌어지는 시도와 실천에 관심을 갖고 방송과 현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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