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s
Korean

A
English
웹진 山:門 2026 여름
FOCUS
포커스┃손을 잡고, 원을 이루고, 함께 노래하다
2026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 <어울어울 우리가족–강강술래 한바퀴>
박진완


서울시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는 0~9세 자녀를 둔 가정의 양육 부담을 줄이고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 시도이자, 가족 친화적 문화 확산의 일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복지 지원을 넘어, 가족이 함께 경험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방식을 다시 묻는 데에서 출발한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은 2022년 <덜미는 내 친구>를 시작으로, <소리는 내 친구>, <아롱다롱 우리가족>, <훈훈한 우리가족>에 이르기까지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한 가족 참여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특히 2026년 사업은 민요와 무용을 결합한 형식 실험을 통해 한층 확장된 방향성을 제시했다. 노래와 몸짓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공동체 의식의 실마리를 경험했고, 아이들은 타인과 함께 움직이고 반응하는 사회화의 첫 감각을 자연스럽게 익혔다. 이러한 경험의 축적 위에서 2026년 <어울어울 우리가족–강강술래 한바퀴>는 ‘함께 몸을 움직이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전통’에 보다 깊이 집중한다.

 

박물관에서 공연장까지, 세 개의 공간이 하나의 경험으로

지난 5월 2일과 3일, 서울돈화문국악당과 우리소리박물관에서는 만 4세에서 8세 어린이와 보호자가 함께하는 90분짜리 여정이 펼쳐졌다. 이 프로그램이 주목받은 이유 중 하나는 단일 공간에 머물지 않는 구조적 설계에 있다. 참여 가족들은 먼저 우리소리박물관에서 강강술래를 구성하는 민요를 배운다. 선창과 후창의 구조를 체험하고 강강술래의 역사적 맥락을 익히는 이 첫 번째 단계는 단순한 사전 학습이 아니라, 이후 몸으로 경험할 내용을 귀와 입으로 먼저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이어 국악마당 또는 스튜디오에서 가족 단위로 원을 만들고 놀이동작을 익히며 민요와 강강술래를 결합하는 체험이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장에서 경기소리그룹 요연과 무용수들의 미니 콘서트를 감상하며 전문 예술가의 해석을 만난다. 세 공간이 순차적으로 연결되는 이 구조는 교육과 체험, 감상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며, 각 단계가 다음 단계의 의미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지점이 있다. 국악마당에 마련된 상시 체험 공간은 이 세 단계의 흐름에서 다소 결이 다른 자리를 차지한다. 굳이 강강술래의 서사와 단단하게 묶이지 않아도 되는 공간, 그냥 거기 있어서 좋은 무언가가 있는 곳이다. 어른들에게도 어릴 적 솜사탕처럼, 뚜렷한 이유 없이 그저 좋았던 것들에 대한 기억이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마당은 그런 감각을 위한 자리다. 

강강술래를 배우고 공연을 보는 사이, 가족이 잠시 숨을 고르고 아무 목적 없이 함께 웃을 수 있는 교차점. 모든 경험이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 가벼운 여백이 있기에, 앞뒤의 체험이 더 깊이 자리 잡는다.                      

                        

박물관에서 공연장까지, 세 개의 공간이 하나의 경험으로

강강술래는 단순한 민속놀이를 넘어, 공동체의 리듬과 관계의 구조를 내포한 전통적 행위이다. 손을 맞잡고 원을 이루어 노래하고 움직이는 과정은 참여자 간의 위계나 역할을 최소화하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호흡을 인지하게 만든다. 선창과 후창의 반복적인 교환은 ​‘​​말을 걸고 응답하는’​ 관계의 기본 구조를 음악적으로 체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성은 오늘날 핵가족화와 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점차 약화된 함께함의 감각​을 회복하는 데 유효하게 작동된다. 특히 가족 단위 참여자들은 부모와 자녀가 동일한 리듬 안에서 움직이며 서로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된다. 집 안에서는 좀처럼 만들기 어려운 장면, 즉 어른도 틀리고 아이도 틀리면서 함께 맞춰가는 과정이 놀이의 형식 안에서 자연스럽게 허용된다. 이는 단순한 체험을 넘어 관계의 방식에 변화를 유도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관람에서 참여로, 무대의 경계를 넘어

현장에서 드러나는 변화 또한 주목할 만하다. 처음에는 어색함과 거리감을 보이던 참여자들이 점차 손을 맞잡고 원을 이루며 웃음을 나누고, 소리를 매기고 받으며, 공연의 순간에 이르러 스스로 무대의 일부가 되는 경험은 ‘​관람’​중심의 기존 공연예술과는 다른 결을 형성한다. 이때 전통예술은 더 이상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몸으로 익히고 관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문화로 기능한다.

<어울어울 우리가족-강강술래 한바퀴>는 이러한 경험을 통해 전통문화의 전승 방식 또한 새롭게 제안한다. 전통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지식이 아니라, 함께 참여하고 반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화되는 것임을 알려준다. 세대 간 동일한 행위를 공유하는 구조는 ‘​가르침’​이 아닌 ‘​함께 경험함’​으로서의 전승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놀이와 예술이 만든느 비형식적 학습의 장

동시에, 이 프로그램은 참여형 공연예술이 갖는 사회적 역할을 환기한다. 아이들은 타인과 호흡을 맞추고 순서를 지키며 함께 움직이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의 방식을 자연스럽게 체득한다. 원 안에서 내 자리를 찾고, 옆 사람의 박자에 귀 기울이고, 소리를 맞춰가는 일련의 경험은 놀이와 예술을 매개로 한 비형식적 학습으로 작동한다. 관계 맺기와 협력, 배려의 감각을 언어가 아닌 몸으로 익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3개의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은 각각의 학습 구성에 충분히 준비된 강사와 공연자들은 리드믹한 움직임과 대화, 소리 녹음기 선물 등 관객 눈높이에 맞는 재미가 덧붙여져서 아이들의 적극적이며 즐거운 참여를 끌어낸다. 나아가 이번 프로그램은 우리소리박물관과 서울돈화문국악당이라는 두 공공 문화기관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운영 모델이기도 하다. 각 기관의 역할이 분리되는 동시에 하나의 흐름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이 구조는, 단일 기관으로는 실현하기 어려운 깊이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어울어울 우리가족-강강술래 한 바퀴>는 전통예술이 오늘의 삶 속에서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몸과 관계 속에서 다시 구성될 때 비로소 지속된다.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공동체적 감각을 익히고, 부모 세대는 전통을 매개로 새로운 소통의 방식을 경험한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진행한 이번 프로그램은 그러한 경험이 축적되는 장이자, 전통과 동시대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실천적 시도이다.

박진완
국립정동극장 홍보마케팅팀 팀장으로 공연예술과 문화관광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소>, <궁: 장녹수전>, <춘향>, <모던정동> 등 다수의 작품을 총괄 프로듀싱했으며, 문화관광 및 MICE 분야의 자문·평가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박진완
국립정동극장 홍보마케팅팀 팀장으로 공연예술과 문화관광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미소>, <궁: 장녹수전>, <춘향>, <모던정동> 등 다수의 작품을 총괄 프로듀싱했으며, 문화관광 및 MICE 분야의 자문·평가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위젯
인스타그램
월간일정 위젯
월간일정
오시는길 위젯
오시는길
주차안내 위젯
주차안내
대관서식 위젯
대관서식
문의하기위젯
문의하기